요즘 갑자기 전이 너무 당기더라고요.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왜 그런 날 있잖아요? 기름기 촥 감도는 해물파전에 따끈한 국물 한 모금… 그래서 퇴근하고 샛강역 근처에 있는 교동전선생 다녀왔어요.
샛강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3~4분 정도 거리? 크게 어렵진 않고 지도 따라가면 금방이에요. 이런 전집은 은근 분위기도 중요한데, 입구부터 은은한 조명에 약간 옛 감성 나는 한옥 스타일 간판이라 딱 보는 순간 "오 여기 괜찮겠다" 싶은 느낌!
내부는 생각보다 꽤 넓고 테이블 간격도 괜찮았어요. 무엇보다 기름 냄새가 코를 확 자극하지 않고 고소한 전 냄새만 은근하게 퍼지는 게 아 이 집 전통 있겠구나~ 싶었달까요?
해물파전 하나로 전 분위기 제대로 났어요
이 날의 메인은 당연히 해물파전이었어요. 전 시킬 땐 항상 “그래봤자 비슷비슷하겠지” 하면서도 은근 기대하게 되는데, 여기는 기대 이상!
지름이 거의 30cm는 될 듯한 커다란 해물파전이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비주얼로 일반 접시에 담겨 나왔어요. 철판 위에 나오는 전집들도 많지만 여긴 그냥 접시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먹으면서 살짝 식긴 해도 처음 한두 조각 먹을 때는 온기가 잘 느껴져서 만족스러웠어요.
파가 진짜 듬뿍 들어가 있고, 위에는 오징어, 홍합, 새우 등 해물도 넉넉하게 올라가 있어서 한 입 먹을 때마다 풍미가 확 살아났어요. 부침가루의 고소한 맛도 있지만 기름이 과하지 않아서 속도 부담스럽지 않았고요.
제가 좋아하는 바삭한 식감이 겉면에 꽤 잘 살아 있어서 찍먹파인 저는 간장 살짝 찍어서 거의 한 판 다 먹은 기세로 흡입했어요. 전 하나 먹으면서 와인 마셔도 좋겠단 생각 들 정도로 맛이 꽤 세련되고 깔끔했어요.
기본 안주는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요
기본 반찬은 그때그때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 편인데요, 제가 갔을 땐 김치랑 양파장아찌가 나왔어요. 콩나물무침은 없었고, 대신 깔끔하고 산뜻한 맛으로 전이랑 곁들이기에 부담 없는 구성이었어요.
전 자체가 기름지지 않게 잘 구워져서 반찬 없이도 잘 넘어갔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해물파전이랑 막걸리 조합! 진짜 한 입 먹고 한 모금 마시니까 퇴근 후 피로가 확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어요. 특유의 바삭한 식감에 고소한 기름향, 거기에 시원한 막걸리까지 더해지니까 그냥 조용한 힐링 타임이었달까요?
해물은 전반적으로 신선한 느낌이었고, 오징어나 새우도 질기지 않아서 식감이 정말 좋았어요. 전 안에 큼직한 해물이 골고루 박혀 있어서 먹을 때마다 해산물 풍미가 톡톡 터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막걸리는 기본으로 나오는 걸로 시켰는데, 다음엔 감귤막걸리나 다른 지역막걸리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전이랑 막걸리는 역시 실패 없는 조합!
반찬들도 정갈하게 정리돼 있어서 전문 한식집 느낌도 나고 가볍게 한 잔 하러 오기에도 딱 좋았어요.
혼술도 가능, 모임도 가능한 분위기
제가 간 시간대는 평일 저녁이었는데 테이블 반 정도는 혼술이나 소규모 모임 느낌이었고 가족 단위 손님도 있어서 확실히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는 분위기예요.
조용히 전 하나에 술 한 잔 기울이기에도 좋고, 여럿이서 전 여러 판 시켜서 나눠 먹기에도 괜찮은 구성이었어요. 테이블마다 구이판이나 다른 전들도 많이 시키시던데 저는 다음에 감자전이나 육전도 먹어보고 싶더라고요.
실내가 너무 시끄럽지 않고, 직원분들도 바쁘지만 요청하면 빠르게 챙겨주셔서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어요.
전 말고도 식사메뉴도 잘 되어 있어요
그리고 하나 더! 꼭 전만 먹으러 와야 하는 곳은 아니에요. 여기는 식사 메뉴도 꽤 알차게 잘 준비되어 있어서 간단히 밥 한 끼 먹으러 오기에도 괜찮더라고요.
김치찌개정식, 된장찌개정식, 고추장불고기정식, 순두부찌개정식, 해물계란찜 정식처럼 딱 떠오르는 익숙한 찌개와 반찬 구성인데, 놀라운 건 여기에 전이 무려 다섯 가지나 함께 나온다는 점! 정식 하나만 시켜도 식사하면서 전까지 곁들여 먹을 수 있어서 진짜 알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볍게 식사만 하고 싶은 사람도 만족하고, 전이 살짝 당기는데 굳이 전 메뉴를 단독으로 시키기엔 애매할 때, 이렇게 정식으로 전이 같이 나오는 구성이 너무 괜찮더라고요.
저는 다음에 혼밥하러 갈 일이 있다면 정식 메뉴 하나 시켜서 밥이랑 찌개 먹고, 그날 기분 따라 전까지 맛보는 코스로 가볼까 싶어요. 조용히 식사만 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이런 실속 있는 메뉴 구성이 있는 건 정말 큰 장점 같아요.
총평 – 해물파전 하나로 오늘 하루 기분 다 풀림
진짜 별 기대 없이 간 거 치고는 맛, 분위기, 서비스까지 꽤 만족스러웠던 하루였어요.
해물파전 바삭하면서도 해물 씹히는 식감도 좋고, 무엇보다 첫 조각 먹을 때까지 따뜻하게 유지되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샛강역 근처에서 전 먹고 싶을 때나 간단하게 저녁 겸 술 한 잔 하기 좋은 데 찾는다면 교동전선생 한 번쯤 들러보시는 거 추천할게요.
다음엔 감자전이나 모둠전도 꼭 먹어보려고요. 비 오는 날 가면 분위기 더 살 것 같아요!
참고로 교동전선생은 체인점이라 다른 지역에도 매장이 있어서 꼭 샛강역이 아니어도, 전 생각날 때 근처 지점으로 가볍게 들러보기에도 좋아요. 크게 실패 없는 전 맛집으로, 지나가다 “오늘 전 당기는데?” 싶을 때 부담 없이 한 판 즐기기 딱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