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문득, 조용하고 평화로운 공간이 그리워질 때가 있잖아요. 이번 주말엔 그런 마음을 달래보려고 청주에 위치한 인문아카이브 양림&후마니타스 북카페를 다녀왔어요. 책과 차, 그리고 풍경이 함께하는 곳이라는 말에 끌려 예약한 공간은 이름도 예쁜 ‘부연루(芙蓮樓)’. 이름처럼 연잎과 연꽃이 가득한 연못을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한실 공간이었어요.
부연루, 마음이 고요해지는 한옥 공간
‘부연루’는 북카페 내부에 따로 독립된 형태로 마련된 한실 공간인데요, 창을 열면 바로 아래로 연못이 펼쳐지고 연잎과 연꽃이 바람결 따라 살랑살랑. 외부와 단절된 듯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차를 마시며 풍경을 감상하는 순간, 말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한옥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내부는 좌식 테이블과 방석이 놓여 있고, 한옥 특유의 미닫이문으로 공간이 나뉘어져 있어서 프라이빗한 분위기 속에 편안히 쉴 수 있었어요. 카페 좌석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만, 지인들과 프라이빗하게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렇게 한실 공간을 미리 예약해서 방문하는 것도 적극 추천드려요. 공간의 분위기 자체가 워낙 고요하고 따뜻해서, 특별한 하루를 만들기에 제격이었어요.
허브차 두 잔 – 저스트프룻 & 씨브리즈
이날 주문한 음료는 저스트프룻과 씨브리즈, 두 가지 허브티였어요. 이름도 예쁘지만, 맛은 더 예뻤달까요.
먼저 저스트프룻은 히비스커스와 로즈힙의 상큼한 산미가 첫맛을 톡 쏘듯 깨워주고, 뒤이어 사과, 포도, 베리류의 달콤한 풍미가 부드럽게 퍼지는 조화로운 허브차였어요. 과일향 허브티 좋아하신다면 무조건 취향 저격일 거예요.
그리고 씨브리즈는 그린 루이보스 베이스에 상쾌한 씨벅톤과 파인애플 향이 어우러져 정말 여름바람 같은 청량함을 안겨줬어요. 인공적인 단맛 없이도 이렇게 기분 좋게 달달할 수 있다니, 두 잔 다 각각의 매력이 확실했던 조합이었어요.
디저트도 다양하고 섬세하게 맛있어요
차와 함께 주문한 디저트는 초코롤케익, 생크림 카스테라, 라즈베리쿠키, 버터쿠키. 사실 디저트는 그냥 곁들이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섬세하고 맛있어서 놀랐어요.
특히 이곳은 케이크와 베이커리류 종류가 꽤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취향 따라 골라 먹는 재미도 있어요. 크림류, 촉촉한 롤류, 바삭한 쿠키류까지 고루 갖춰져 있어서 하나 고르기가 오히려 어려웠달까요. 디저트를 메인으로 오셔도 만족하실 분들 많을 것 같았어요.
초코롤케익은 촉촉하고 진한 초콜릿 크림이 꽉 들어있어서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부드럽고 풍미가 가득했고, 생크림 카스테라는 퐁신한 식감에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져 딱 ‘정갈한 단맛’이 뭔지 보여주는 느낌이었어요.
쿠키류도 훌륭했어요. 라즈베리쿠키는 상큼함이 포인트였고, 버터쿠키는 고소하고 담백해서 허브차와 찰떡. 달달함과 상큼함, 고소함이 모두 밸런스 좋게 어우러졌던 디저트 구성이었답니다.
머물고 싶어지는 공간, 기억에 남는 시간
그저 ‘북카페’라는 이름만 듣고 찾아간 곳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섬세하게 꾸며진 공간과 맛있는 허브티, 조용한 분위기까지 모두 만족스러웠어요. 특히 부연루라는 공간 덕분에 마치 여행을 온 듯한 기분도 들었고요.
다만 참고하실 점이 있다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엔 조금 불편한 위치고, 주차 공간도 협소해서 차를 가져가신다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하셔야 할 수도 있어요. 저희는 조금 일찍 도착해서 여유 있게 주차했는데, 피크타임엔 대기가 생길 것 같더라구요.
반면 아기의자가 준비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방문한 가족 단위 손님들도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점은 인상 깊었어요. 실제로 조용하게 아이와 책을 읽고 계신 분들도 있었고, 공간 분위기가 워낙 따뜻하다 보니 가족끼리의 외출 장소로도 참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어요.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책 한 장, 차 한 모금, 그리고 가벼운 대화 몇 마디… 그렇게 시간을 보낸 오후는 마음 한편에 따뜻한 흔적을 남겼어요. 복잡한 도심 속에서도 이렇게 고요함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된 하루였답니다.
청주에서 조용히 쉬어가고 싶은 날, 혹은 특별한 분위기 속에서 차 한잔 마시고 싶은 날이 있다면 인문아카이브 양림&후마니타스 북카페 – 부연루,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